윤태수의 <능금>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12) 능금 ― 윤태수 천(千)의 바람 만(萬)의 물이 그 속을 알까 베짱이 귀뚜라미 이슬이 알까 시리도록 푸르른 저 무변(無邊)에 피멍울로 박혀있는 한 점의 순수 ‘능금’은 사과를 일컫는 우리말이다. 물론 토종 능금이 따로 있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사..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2018.08.20
이영식의 <호랑가시나무>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11) 호랑가시나무 ― 이영식 바위에 칼을 갈고 있었다 아니, 칼날 숫돌 삼아 바위를 갈고 있었다 갈면 갈수록 무뎌지는 칼날 갈면 갈수록 날을 세우는 바위 바윗돌 갈아 거울을 빚어내려는 바람이 있었다 수수만년의 고독, 잎을 갈아 호랑이 발톱을 짓고 있..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2018.08.20
김주애의 <탱자나무>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10) 탱자나무 ― 김주애 촘촘하게 가시를 품고 지나가는 바람도 걸러낼 것처럼 빈틈도 없어 보이는 탱자나무 속 참새 떼가 날아든다 그렇게 독하게 들이밀던 가시는 다 어디가고 저 느슨함이라니 제 집인 듯 폴랑거리며 날아다니는 저 날개 좀 봐 짹짹거리..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2018.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