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렬의 디씨포엠(디카시)

새해

복사골이선생 2020. 8. 21. 14:22

 

 

 

 

<창작메모>

1999년 1월 1.

IMF 이후 큰 실의에 빠져 있던 친구 녀석이

직접 찍은 것인지는 모르지만

일출 사진과 함께 E-mail로 새해 인사를 보내왔다.

 

戊寅年이 가고 乙酉年이 왔다네.

헌 년은 가고 새 년이 왔다지만

내게는 그 년이 그 년이라네.

우리 이 교수는 좋은 년으로 만드시게나.

 

일출 사진 밑에 있는 녀석의 인사 문구에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혹여 녀석이 다른 생각이나 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어 급히 전화를 했다.

강릉에 있다는 녀석은 내 기우와는 달리 목소리가 씩씩했다.

전화를 끊고도 그 년이 그 년이란 말이 자꾸 머릿속을 헤집었다.

그리고는 내가 가지고 있던 일출 사진과 함께 간단하게 메모를 해뒀다.

그 글과 사진이 위의 것이다.

 

그리고 2000년 1월 어느 날,

단편소설 <아주 특별한 하루>를 쓰면서 이 문장이 소설 속에 그대로 원용되었고,

이 작품은 2001년 3월 한국작가교수회의 무크지 <소설시대창간호에 발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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