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규의 <능소화>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213) 능소화 ― 이원규 꽃이라면 이쯤은 돼야지 화무십일홍 비웃으며 두루 안녕하신 세상이여 내내 핏발이 선 나의 눈총을 받으시라 오래 바라보다 손으로 만지다가 꽃가루를 묻히는 순간 두 눈이 멀어버리는 사랑이라면 이쯤은 돼야지 기다리..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2019.01.17
문성해의 <능소화>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195) 능소화 ― 문성해 담장이건 죽은 나무건 가리지 않고 머리를 올리고야 만다 목 아래가 다 잘린 돼지 머리도 처음에는 저처럼 힘줄이 너덜거렸을 터 한 번도 아랫도리로 서 본 적 없는 꽃들이 죽은 측백나무에 덩그렇게 머리가 얹혀 웃고 있..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2019.01.02
박제영의 <능소화>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181) 능소화 ― 박제영 요선동 속초식당 가는 골목길 고택 담장 위로 핀 꽃들, 능소화란다 절세의 미인 소화가 돌아오지 않는 왕을 기다리다가 그예 꽃이 되었단다 천년을 기다리는 것이니 그 속에 독을 품었으니 함부로 건드리지 말란다 혹여 몰..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2018.12.12
김재진의 <능소화>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62) 능소화 — 김재진 능소화가 핀다 저 꽃이 피기까지 나는 몇 번의 옷을 갈아입고 몇 번의 식사를 했던 것일까? 지금 피고 있는 저 꽃은 눈 앞에 있지만 다시 보면 없다 다만 피고 있는 것처럼 보일 뿐 존재하는 것처럼 보일 뿐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 숨쉬..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2018.08.21
최재영의 <능소화>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15) 능소화(凌霄花) ― 최재영 한동안 넝쿨만 밀어 올리던 능소화나무 좁은 골목길 담장에 기대어 황적(黃赤)의 커다란 귀를 활짝 열어젖힌다 한 시절 다해 이곳까지 오는 길이 몽유의 한낮을 돌아 나오는 것 같았을까 지친 기색도 없이 줄기차게 태양의 문..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2018.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