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245

조용수의 <게발선인장>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245) 게발선인장 — 조용수 아파트 베란다 구석 화분에서 선인장이 겨울을 났다 물 한번 주지 않고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어둑한 저녁 무렵 청소를 하는데 평소 나지 않던 냄새가 난다 어깨가 축 처져 있으면서도 줄기 끝에 꽃이 폈다 꽃을 피우려고 줄기의 허리는 잘록해졌고 뿌리는 얼마 남지 않은 흙을 꽉 쥐고 있다 나를 보더니 고개를 들어 웃는다 물 한 바가지 듬뿍 주었다 ‘게발선인장’은 줄기의 모양이 게의 발과 비슷하다 하여 붙은 이름이다. 꽃은 줄기 마디의 끝에서 피는데, 붉은색, 오렌지색이 많으나 흰색, 분홍색, 붉은 자주색 등 다양하다. 흔히 가정에서 관상용으로 많이 기르는데, 전자파 제거가 뛰어나며 야간에 산소발생량이 많아 실내 공기정화 식물로 키우기도 한다. 흔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