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희의 <유채꽃>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225) 유채꽃 ― 김미희 말할 수 없는 사랑이 빨간 장밋빛으로 익어 온 몸에 퍼지는데 노오란 유채꽃 향기가 바닷바람을 몰고 온다 하늘을 가로지르는 흰 구름은 나의 엽서 흐드러진 꽃소식을 네게 전하면 너는 한달음으로 달려와 뜨거운 입김을 ..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2019.03.26
이은상의 <개나리>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224) 개나리 ― 이은상 매화꽃 졌다 하신 편지를 받자옵고, 개나리 한창이라 대답을 보내었소 둘이 다 봄이란 말은 차마 쓰기 어려워서 호주로 이민을 가 살던 어느 한국인이 고향을 찾은 길에 개나리 묘목을 몇 그루 가져갔단다. 호주의 집 마당..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2019.03.16
도종환의 <목백일홍>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223) 목백일홍 ― 도종환 피어서 열흘 아름다운 꽃이 없고 살면서 끝없이 사랑 받는 사람 없다고 사람들은 그렇게 말을 하는데 한여름부터 초가을까지 석 달 열흘을 피어 있는 꽃도 있고 살면서 늘 사랑스러운 사람도 없는 게 아니어 함께 있다 ..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2019.03.15
김승기의 <동자꽃>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222) 동자꽃 ― 김승기 장대비 같은 햇살 머리에 이고 찾은 절간에서 동자야 때 묻은 세상살이 주름진 얼굴 청산에 흐르는 냇물로 씻어 곧게 펼 수 있을까 가슴앓이 그 팔만사천의 번뇌를 지우고 맑은 詩를 쓸 수 있을까 지친 사람들 어깨 위에 엉..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2019.03.01
신술래의 <달개비>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221) 달개비 ― 신술래 장마 비 석 달 열흘을 내려도 잉크 빛 꿈 버리지 않네 그치지 않는 비 없고 멈추지 않는 바람 없으니 돌절구 옆 달개비도 아무렴 그렇지 귀를 쫑긋쫑긋 ‘닭의장풀’은 닭의장풀과의 한해살이풀로 흔히 ‘달개비’ 혹은 ‘..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2019.02.27
마경덕의 <게발선인장>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220) 게발선인장 ― 마경덕 작은 토분 속에서 고물고물 발이 기어 나온다 볕에 달군 발가락 마디마디 늘려 게거품처럼 수북이 부풀었다 허공에서 디딜 곳을 찾는 게발선인장 눈치 빠른 눈과 단단한 게딱지도 버리고 믿는 건 발가락 뿐, 오직 게걸..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2019.02.21
정지용의 <따알리아>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219) 따알리아 ― 정지용 가을 볕 째앵 하게 내려 쪼이는 잔디밭. 함빡 피여난 따알리아. 한낮에 함빡 핀 따알리아. 시약시야, 네 살빛도 익을 대로 익었구나. 젖가슴과 부끄럼성이 익을 대로 익었구나. 시악시야, 순하디순하여 다오. 암사심처럼 ..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2019.02.04
목필균의 <금낭화>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218) 금낭화 ― 목필균 깊은 산 홀로 피어났어도 들을 건 다 듣고 있다고 숲을 만지고 다니는 바람소리 나무 위에 걸터앉은 휘파람새 계곡을 흐르는 급한 물살 말하지 않아도 마디 진 시절 다 끌어안고 앉아 자줏빛 꽃망울로 조롱조롱 엮어 놓고 ..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2019.01.31
정대구의 <억새꽃>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217) 억새꽃 ― 정대구 석양에 붉게 타는 그림자 그녀가 넘어간 오솔길 언덕배기 너머 어느 새 머리 허옇게 흰 그 남자 찬바람머리에 열심히 손을 휘저으며 금방이라도 따라잡을 듯 한쪽으로 온몸이 쏠리고 있다 그 손 엔간히 시리겠다 뒤도 돌아..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2019.01.28
신순애의 <깽깽이풀>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216) 깽깽이풀 ― 신순애 빗방울 떨어져도 따르르 굴러간다 눈물을 모른다고 서러움이 없을소냐 홀가분 엷은 치맛자락 차례차례 벗을 뿐 ‘깽깽이풀’은 매자나무과 깽깽이풀속의 여러해살이풀로, 한때 희귀식물로 분류될 만큼 흔하지는 않았..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2019.0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