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용의 <곶감>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205) 곶감 ― 우한용 시간과 더불어— 씨앗에서 싹트고, 잎이 벌고, 열매가 달리고, 열매가 익어서 고운 때깔 빚어내는 이토록 경이로운 축복 가운데 내가 시간과 더불어 조용히 삭아가는 어느 추운 밤 느지막에 노을빛으로 익었던 감을 칼로 도려..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2019.01.10
박권숙의 <민들레꽃>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204) 민들레꽃 ― 박권숙 원래 우리 어머니는 무사의 후예였다 매복의 작은 횃불로 들을 환히 태우다가 머리가 하얗게 세면 달을 향해 활을 쏜다 ‘민들레’는 우리나라 원산의 초롱꽃목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우리나라 전역의 산과 들 반..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2019.01.09
최두석의 <백운산 고로쇠나무>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203) 백운산 고로쇠나무 ― 최두석 백운산 크고 작은 골짜기마다 고무호스가 줄줄이 뻗어 있다 친절하게도 그 고무호스가 일일이 방문드린 대상은 고로쇠나무 우수 경칩 무렵이면 나무마다 밑동에 구멍 꿇어 고무호수를 박아 이슬처럼 방울방울..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2019.01.09
이남순의 <앉은뱅이꽃>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202) 앉은뱅이꽃 ― 이남순 비바람 눈보라에 눈 못뜨고 짓밟혀도 죽어도 변치 않을 희고 노란 몸 빛깔 후, 하고 불어주세요 당신께로 갈게요 ‘앉은뱅이꽃’은 식물분류상 어느 특정 꽃을 지칭하는 게 아니라 제비꽃, 채송화, 민들레…… 등을 ..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2019.01.08
최두석의 <명이>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201) 명이 ― 최두석 요즘에는 별미의 나물이지만 예전에는 섬사람들 목숨을 잇게 해서 명이라 부른다는 울릉도 산마늘잎 장아찌 밥에 얹어 먹으며 문득 세상에는 참 잎도 많고 입도 많다는 것 생각하네 세상의 곳곳에서 기고 걷고 뛰고 날며 혹..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2019.01.07
유순예의 <제비꽃>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200) 제비꽃 ― 유순예 무릎 꿇지 않아도 됩니다 서 계신 그곳에서 눈길 주시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한두 번 스친 인연 내년에도 그 후년에도 만나고 만날 것입니다 지금처럼 통하는 날 주저앉아 그대 입김 내가 마시고 내 향기 그대가 마실 것입니..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2019.01.05
김선태의 <산벚꽃>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199) 산벚꽃 ― 김선태 온통 적막한 산인가 했더니 산벚꽃들, 솔숲 헤치고 불쑥불쑥 나타나 저요, 저요! 흰손을 쳐드니 불현듯, 봄산의 수업시간이 생기발랄하다 까치 똥에서 태어났으니 저 손들 차례로 이어보면 까치의 길이 다 드러나겠다 똥 떨..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2019.01.04
김영란의 <나팔꽃>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198) 나팔꽃 ― 김영란 은촛대 생일케익 알록달록 촛불을 켜는 어쩌면 내 영혼의 눈이 부신 팡파르 꽃 초롱 하늘계단에 송이 송이 오 르 는 ‘나팔꽃’은 메꽃과 나팔꽃속의 한해살이 덩굴성 초본으로 길가나 빈터에 서식하며 주로 관상용으로 심..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2019.01.03
나영채의 <맨드라미>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197) 맨드라미 ― 나영채 아침빛에 감긴 꽃밭 그 밭머리에 쪼그리고 앉았다 색깔놀이 중인 꽃들 늦여름, 꽃숭어리 갈피마다 씨앗이 그득하다 빛과 바람이 머물다간 자리마다 꼭꼭 박힌 씨앗 이젠 발등으로 떨군다 해거름에 배송된 씨앗무더기 타..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2019.01.03
문숙의 <홍시>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196) 홍시 ― 문숙 너를 사랑하는 일이 떫은맛을 버려야 하는 일이네 물렁해져 중심마저 버려야 하는 일이네 긴 시간 네 그림자에 갇혀 어둠을 견뎌야만 하는 일이네 모든 감각을 닫고 먹먹해져야 하는 일이네 겉은 두고 속만 허물어야 하는 일이..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2019.0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