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렬의 디씨포엠(디카시) 499

새해

​ 1999년 1월 1일. IMF 이후 큰 실의에 빠져 있던 친구 녀석이 직접 찍은 것인지는 모르지만 일출 사진과 함께 E-mail로 새해 인사를 보내왔다. 戊寅年이 가고 乙酉年이 왔다네. 헌 년은 가고 새 년이 왔다지만 내게는 그 년이 그 년이라네. 우리 이 교수는 좋은 년으로 만드시게나. 일출 사진 밑에 있는 녀석의 인사 문구에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혹여 녀석이 다른 생각이나 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어 급히 전화를 했다. ​ 강릉에 있다는 녀석은 내 기우와는 달리 목소리가 씩씩했다. 전화를 끊고도 ‘그 년이 그 년’이란 말이 자꾸 머릿속을 헤집었다. 그리고는 내가 가지고 있던 일출 사진과 함께 간단하게 메모를 해뒀다. 그 글과 사진이 위의 것이다. 그리고 2000년 1월 어느 날, ​단편소설 를 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