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경덕의 <게발선인장>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220) 게발선인장 ― 마경덕 작은 토분 속에서 고물고물 발이 기어 나온다 볕에 달군 발가락 마디마디 늘려 게거품처럼 수북이 부풀었다 허공에서 디딜 곳을 찾는 게발선인장 눈치 빠른 눈과 단단한 게딱지도 버리고 믿는 건 발가락 뿐, 오직 게걸..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2019.02.21
마경덕의 <무꽃 피다>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159) 무꽃 피다 ― 마경덕 비닐봉지를 열어보니, 후다닥 무언가 뛰쳐나간다. 가슴을 치고 순식간에 사라졌다. 무꽃이다. 까만 봉지 속이 환하다. 비닐봉지에 담긴 묵은 무 한 개 꽃자루를 달고 있다. 베란다 구석에 뒹굴던 새득새득한 무. 구부정 처진 꽃대에..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2018.1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