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렬의 <박꽃>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110) 박꽃 ― 이병렬 50년 전, 옆집 순희가 우리집에 왔다. 나는 방문을 삐끔 열고 가만히 내다보고 있었다. 어머니하고만 이야기를 나누고 순희는 사립문을 나섰다. 그냥 가는가…… 순희가 힐끗 뒤돌아 볼 때 눈빛이 맞았다. 나는 웃었는데 순희는 수줍게 ..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2018.08.29
마종기의 <박꽃>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90) 박꽃 — 마종기 그날 밤은 보름달이었다. 건넛집 지붕에는 흰 박꽃이 수없이 펼쳐져 피어 있었다. 한밤의 달빛이 푸른 아우라로 박꽃의 주위를 감싸고 있었다. - 박꽃이 저렇게 아름답구나. - 네. 아버지 방 툇마루에 앉아서 나눈 한마디, 얼마나 또 오래..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2018.08.21
신대철의 <박꽃>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16) 박꽃 ― 신대철 박꽃이 하얗게 필 동안 밤은 세 걸음 이상 물러나지 않는다 벌떼 같은 사람은 잠들고 침을 감춘 채 뜬소문도 잠들고 담비들은 제 집으로 돌아와 있다 박꽃이 핀다 물소리가 물소리로 들린다 ‘초가지붕 마루에 / 흰옷 입은 아가씨 / 부드..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2018.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