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내 친구 권성국이 떠났다

복사골이선생 2016. 6. 30. 04:30

내 친구 권성국이 떠났다

 

 

 

결국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

동창회에서 온 문자 메시지.

 

 

며칠 전 요양병원으로 옮겼다는 연락을 받았고

그 이전에 연신내에 있는 병원에 갔을 때에 이미 각오를 했었다.

건강한 몸으로 다시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버스타고 전철타고 다시 전철 갈아타고 찾아간 병실.

녀석은 그 비쩍 마른 손으로 내 손을 잡고 '고맙다'는 말을 아끼지 않았다.

고맙기는~~, 내가 더 미안한데~~

 

나 어려울 때 담뱃값 보테주던 친구.

그런데 정작 그 친구가 어려운데 내 주머니가 팍팍했다.

그저 글재주 하나로 동창들에게 친구 좀 돕자는 글을 올린 것 뿐.

많은 동창들이 참여해주었다.​

그 일을 두고 고맙다는 것 - 그러나 그도 다 허사가 되었다.

 

 

권성국(1955~2016)

 

중학교 고등학교 동기동창이다.

졸업 후에는 가까운 친구들과 모임을 결성하여 자주 만났다.

 

녀석은 산악회 활동에 열심이었다.

나도 산악회 회원이지만 언제나 C코스(Cafeteria, 뒷풀이 코스)

그래도 수시로 둘이 사진을 박았다.

 

 

녀석은 산행을 하고 내려왔고, 나는 친구들 얼굴 보러, 밥먹으러 갔다.

 

좋은 남편이었는지, 좋은 아버지였는지

그런 것은 잘 모른다.

그러나 이 세상 누가 뭐라해도 내게는 좋은 친구였다.

동창들 사이에 신망이 두터웠다.​

 

내게는 <동창>이란 단어에 금방 떠오르는 얼굴이다.

 

 

내 딸도 갓난아이적부터 봐왔다.

송년회날, 파트너 대신 참석한 내 딸과 이런 재롱을 부렸다.

 

직장에 용종이 있어 제거했다더니

암으로 전이되어 두 번이나 수술을 했고

살아내려 바등거렸지만 하늘이 그만 허락하지 않았다.

 

100세 시대, 이제 갓 진갑인데 너무 이르지 않은가.

하긴 하늘에서 더 요긴하게 일이 있어 먼저 불렀는지도 모르겠다.

 

 

성국아, 친구야~~!

편히 쉬시게~~~!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