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아~~, 내 친구 부근이가 갔단다~~~!

복사골이선생 2016. 7. 12. 03:06

아~~, 내 친구 부근이가 갔단다~~~!





궁평8 동창들아, 이 친구를 아시는가~~!




왼쪽에서 두번째, <이부근> 얼굴을 알아보시겠는가.

1968년 2월 어느 날 - 우리들 졸업 사진에 있는 얼굴이라네.




그 <이부근>이 이렇게 멋진 사람이었다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우리도 알고 있지 않은가.

오래 전에 혼자가 되고, 딸들과도 멀어지고~~~

좋은 남편이었는지, 아니 좋은 아버지였는지는 모르겠네.

그것은 개인적인 가정사의 문제이기에 우리가 뭐라 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그러나 우리는 기억하네.

<이부근>이 얼마나 멋진 동창, 그리고 얼마나 좋은 친구였는지를~~~!




동창 모임에 늘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후원하고.




동창들 애경사를 소홀히 한 적이 있던가.

늘 궂은 일 마다않던 친구가 아니던가.





특히, 내게는 참 좋은 벗이었네.

나 아플 때, 나 괴로울 때, 그리고 나 힘들 때

손 잡아주고 업어주던 친구가 바로 <이부근>이었다네.

한 잔 거나해지면 전화해서는 <우리 이 교수를 도와줘야 하는데~~>를 연발했던 친구.



혼자 된 지 몇 년이던가.

어느 날 문득 사진을 보내며 자랑하던 친구.




2014년 5월 17일에 내게 이런 사진을 보내며, 혼자인 나를 얼마나 놀렸는지.


좋은 사람 만났다고, 정말 좋은 짝을 찾았다고~~~

부근이 전화기에는 <마눌>이란 이름으로 저장되어 있는 사람.

그렇게 사랑스러울 수가 없다고 내게 자랑을 했는데~~~




그래서인지 2015년 봄 총동창 체육대회에서는 이렇게 즐거운 모습이었다네.


그리고 작년 여름부터 닥친 병마.

그 병마를 이겨내기 위해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닥친 사업의 고난.


나 어려울 때 담배값 하라고 도와주던 친구에게

막상 그 친구가 어려운데 도와주지 못하는 내 형편이 화가 나도록 미웠다네.

다행이 옆을 지키고 있는 짝이 있어 부근이에게는 참 많은 힘이 되었는데~~~


그런데 다 헛것이었네.

이 병원 저 병원~~~ 그리고 흑석동 중앙대 병원.

그 병원으로 찾아갔을 때 사실 나는 짐작을 했다네.

어쩌면 그리 오래 볼 수 없을 것 같은 느낌.

그래서 위중하다는 연락을 받고야 십여 년만에 나타나 큰딸에게 이렇게 말했다네.

<좋은 아버지였는지, 좋은 가장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게는 참 좋은 동창, 멋진 친구였다는 것을 기억해 주게.>


결국, 지난 7월 8일 군포의 요양 병원으로 옮겼지.

그렇게 옮긴 날 저녁에 부근이를 찾아갔네.

밖으로 나가고 싶다고, 바깥 공기 좀 마시겠다고 간호사에게 재촉하는 것을~~

휠체어를 빌려다 태우고 바깥으로 나왔네.


사람들 오가는 길가에 앉아 이런 얘기 저런 얘기~~~

그런데 왜 그랬을까 - 문득 사진을 찍고 싶어졌다네.

아픈 사람 얼굴에 카메라를 들이대는 것 - 참으로 실례되는 일이라네.

하지만 그냥 사진 한 장 남기고 싶었다네.

그런 말을 하니 아무렇게나 찍으라고 하더군.


 


저 얼굴이 내가 본 마지막 모습이라네.


7월 8일에 그렇게 얼굴 보고 왔는데~~~

7월 10일에 이게 무슨 문자인가~~~!!!




그렇게 가려고 나를 찾았단 말인가.


부근이 부탁을 들어주려고 여기 저기 알아보려했는데~~~

큰 딸도 만나야겠고, <마눌>이란 사람도 만나야겠고,

병일이, 연옥이, 옥분이도 만나 이야기 들어야 했는데~~~

전주에 있는 아들의 이사 문제로 전주로 향하고 있는데 받은 문자.

이게 도데체 뭔 일이란 말인가.


그렇게 훌쩍 가려고 내게 그런 부탁을 했단 말인가.

바로 이튿날 가려고 나를 보고싶다고 전화했단 말인가.


7월 8일 저녁 - 간병인도 없는 병실에 부근이를 혼자 남기고 나오며 약속을 했네.

<다음 주에 다시 올게. 기운 차리고 있어.>

그런데 바로 이튿날 가버린단 말인가.

아, 이를 어쩌란 말인가~~~!


100세 시대에 이제 게우 진갑인데 한창 나이가 아닌가.

그런데 뭐가 그리 급하다고 그렇게 빨리 데려가는가.


그래, 어쩌면 하늘은 부근이를 그곳에서 더 요긴하게 쓰려고 데려 갔는지도 모르겠네.


하늘이 그를 데려가는 시각이었던 모양이네.

10일 새벽 3시. 나는 기억도 나지 않는 꿈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잠을 잊었었네.

9시에 게우 정신차리고 전주로 향하는데 날아온 문자에 망연자실했다네.




부근이~~! 잘 가시게.

그곳에는 아무런 고통 없이 편안하기만을~~~!

정말 평안만이 있기를~~~!!

그리고, 전주에 내려오는 바람에 빈소에도 못간 이 못난 친구를 용서하시게.


부근이 자네는, 내게는 정말이지 참 좋은 친구였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