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찬호의 <늙은 산벚나무>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123) 늙은 산벚나무 — 송찬호 앞으로 늙은 곰은 동면에서 깨어나도 동굴 밖으로 나가지 않으리라 결심했는기라 동굴에서 발톱이나 깎으며 뒹굴다가 여생을 마치기로 했는기라 그런데 또 몸이 근질거리는기라 등이며 어깨며 발긋발긋해지는기라 그때 문득..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2018.09.13
송찬호의 <냉이꽃>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75) 냉이꽃 — 송찬호 박카스 빈 병은 냉이꽃을 사랑하였다 신다가 버려진 슬리퍼 한 짝도 냉이꽃을 사랑하였다 금연으로 버림받은 담배 파이프도 그 낭만적 사랑을 냉이꽃 앞에 고백하였다 회색 늑대는 냉이꽃이 좋아 개종을 하였다 그래도 이루어질 수 ..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2018.08.21
송찬호의 <모란이 피네>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64) 모란이 피네 — 송찬호 외로운 홀몸 그 종지기가 죽고 종탑만 남아 있는 골짜기를 지나 마지막 종소리를 이렇게 보자기에 싸 왔어요 그게 장엄한 사원의 종소리라면 의젓하게 가마에 태워 오지 그러느냐 혹, 어느 잔혹한 전쟁처럼 코만 베어 온 것 아니..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2018.08.21
송찬호의 <찔레꽃>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21) 찔레꽃 - 송찬호 그해 봄 결혼식날 아침 네가 집을 떠나면서 나보고 찔레나무숲에 가보라 하였다 나는 거울 앞에 앉아 한쪽 눈썹을 밀면서 그 눈썹 자리에 초승달이 돋을 때쯤이면 너를 잊을 수 있겠다 장담하였던 것인데, 읍내 예식장이 떠들썩했겠다 ..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2018.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