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임의 <복수초>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45) 복수초 — 노영임 누이야, 울엄마는 언제 오나 어디 오나 호~호~ 입김 불어 동생 언 손 녹여줄 때 동동동 발 구른 자리 빙 둘러 눈물 고여 복수초 고 어린 것도 눈발 뚫고 나오자면 제 몸의 호흡으로 열기를 만든단다 저것 봐 테를 빙 둘러 물방울 맺히잖..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2018.08.21
김은영의 <애기똥풀꽃>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44) 애기똥풀꽃 — 김은영 엄마는 어디 가고 아기 울음소리 엉덩잇살 짓물러 기저귀 벗겨 놓은 새 워메! 방바닥에 질펀한 애기똥풀꽃. 아기는 팔을 휘저어 꽃을 그렸네. 애기똥풀은 줄기를 꺾으면 애기똥 같은 노란 액이 나온다고 해서 그렇게 이름을 지었..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2018.08.21
원영래의 <겨우살이>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43) 겨우살이 - 원영래 하루살이에게 어찌 사느냐 묻지 마라 대답하는 순간조차 그에게는 천금이다 삶이 고단한 그대여 하루하루 겨우산다고 말하지 마라 나목 앙상한 참나무가지 끝에 매달려 혹독한 겨울밤 의연히 지새는 겨우살이를 보라 매운 겨울바람..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2018.08.21
김윤현의 <괭이밥>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42) 괭이밥 — 김윤현 나지막하게 얼굴 내밀면서도 미나리아재비꽃 아래서도 웃고 까마중 아래서도 작은 얼굴로 그래그래 한다 불어오는 바람에 온 몸을 다 맡겨도 잃을 것이 없는 하루하루가 행복인 듯 어디 굴뚝새 소리 들으려 귀는 열어둔다 눈길 하나 ..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2018.08.21
이정하의 <복사꽃>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41) 복사꽃 — 이정하 할 말이 하도 많아 입 다물어버렸습니다. 눈꽃처럼 만발한 복사꽃은 오래 가지 않기에 아름다운 것 가세요, 그대. 떨어지는 꽃잎처럼 가볍게, 연습이듯 가세요. 꽃진 자리 열매가 맺히는 건 당신은 가도 마음은 남아 있다는 우리 사랑..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2018.08.21
변형규의 <찔레꽃>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40) 찔레꽃 — 변형규 앙탈도 귀엽던 단발머리 가시내 팔목이 가늘어 호미자루 무겁다더니 돈 많고 잘산다는 서울로 팔려 가서 몸도 마음도 오지리 뺏기고 앙칼지게 가시만 달고 와서는 봄날, 논두렁에 퍼질고 앉아 운다. 해도 기운데 들어가지 않고 오빠 ..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2018.08.21
최제형의 <아카시아꽃>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39) 아카시아꽃 — 최제형 유월에도 함박눈 내리는가. 까마득히 푸른 가지 끝까지 하얗게 쌓이는 구름 빛 축복. 달빛처럼 교교히 퍼지는 향기는 내 어린 시절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던 어머님 품 같은 고향 내음. 꽃눈이 온다. 겨울 봄 다 보내고 유월의 ..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2018.08.21
도종환의 <모과꽃>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38) 모과꽃 — 도종환 모과꽃처럼 살다 갔으면 꽃은 피는데 눈에 뜨일 듯 말 듯 벌은 가끔 오는데 향기 나는 듯 마는 듯 모과꽃처럼 피다 갔으면 빛깔로 드러내고자 애쓰는 꽃이 아니라 조금씩 지워지는 빛으로 나무 사이에 섞여서 바람하고나 살아서 있는 ..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2018.08.21
윤제철의 <과꽃>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37) 과꽃 — 윤제철 여태껏 시치미 떼고 초록빛 몸뚱어리로 살면서 언제 삼켜 두었는지 짙은 분홍빛 꽃잎을 여러 겹 겨워냈구나. 가슴을 열고 하늘 맑은 물에 묽게 녹아내는 가을 인사말. 어렸을 적 바라보던 부러운 옷 색깔을 들길 따라 입은 꽃. ‘올해도 ..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2018.08.21
구재기의 <상사화>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36) 상사화(相思花) — 구재기 내 너를 사랑하는 것은 너와는 전혀 무관한 일이다 지나는 바람과 마주하여 나뭇잎 하나 흔들리고 네 보이지 않는 모습에 내 가슴 온통 흔들리어 네 또한 흔들리리라는 착각에 오늘도 나는 너를 생각할 뿐 정말로 내가 널 사.. 시인이 본 꽃·나무·열매·풀 2018.08.21